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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제21회 용재상 시상식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03-16

 

제21회 용재상 시상식

용재 학술상에 김인회 교수, 용재 석좌교수에 김흥규 교수 선정 

 

우리 대학교는 제21회 용재 학술상 수상자로 김인회 연세대 퇴임교수를, 용재 석좌교수로는 김흥규 고려대 명예교수를 각각 선정했다. 용재상은 평생을 우리나라 고등교육과 한국학 발전에 헌신한 용재 백낙준 박사의 학덕을 기리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1995년 용재 선생 탄신 100주년을 기해 우리 대학교가 제정한 상이다.

지난 3월 9일(월) 오후 4시 30분 루스채플에서 제21회 용재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에는 정갑영 총장, 신현윤 교학부총장, 박진배 행정대외부총장, 김병수 전 총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을 비롯한 내외 귀빈 100여명이 참석하여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정갑영 총장은 축사에서 “용재 선생님은 일제에게 빼앗긴 국권을 되찾아 나라를 구하는 길은 오직 교육에 있다 믿으시고, 연세동산에서 기독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겨레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헌신하셨다”며, “김인회 교수님과 김흥규 교수님의 학문 세계는 민족의 주체적인 관점을 견지하면서도 국수주의에 빠지지 않고 보편사적인 안목을 제시하신 점에서 용재 선생님이 추구해 오신 ‘동서고근의 화충’ 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김인회 교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육학자로서 교육철학, 한국무속사상, 교육개혁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낸 교육학의 권위자다. 1964년에 연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8년부터 1980년까지 12년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한 후, 1980년부터 우리 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2004년까지 재직하면서, 제19대 국학연구원장 등을 역임하며 평생 연구와 교육에 매진했다.

김 교수는 일생을 정체성 있는 한국 교육학의 정립을 위해서 헌신해 오셨다. 한국의 교육과 교육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서구 교육학의 장점을 잘 수용하면서도 한국의 전통문화와 삶의 양식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학의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연구를 매진했다. 그 결과 정체성 있는 한국 교육의 정립과 교육적 비전 확립에 기여했다. 김 교수는 ‘한국인의 가치관: 무속과 교육철학’(1979년), ‘한국인의 교육학’(1980년), ‘한국교육의 개혁과 철학’(1997년), ‘박물관과 국제이해 교육’(2001년) 등의 저술을 통해 일관되게 한국의 교육적 여건을 반영한 교육학 이론을 정립하였다. 이 저술들은

한국 교육학 연구자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오늘날 한국의 교육계 및 교육학계에서 정체성 있는 한국 교육의 정립과 교육적 비전을 강조할 수 있게 된 것은 김 교수의 저작에 크게 힘입은 것이다.

또한, 김인회 교수는 한국교육사학회장, 교육철학회장, 한국자율교육학회장, 한국박물관교육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적 상황에 부합하는 교육적 실천의 기틀을 제공하며, 교육학 분야에서 한국학의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 2004년부터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 재단 이사장으로 봉직하고 있다.

김흥규 교수는 고전시가와 문학비평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문학자다. 1971년에 고려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73년에 서울대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1982년에 고려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는 고려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2012년에 정년퇴임했다.

1970년대 김흥규 교수의 연구는 한국 현대시와 비평에서 출발했다. 1980년에 출간된 『문학과 역사적 인간』은 그 시기의 연구 관심을 집약하는 저서이다. 그 후 1980년대에는 연구 관심을 전통시기의 고전시가와 비평으로 소급하여 『조선 후기의 詩經獠[과 시의식』(1982)을 출간했고, 한국문학의 일반이론적 체계 수립을 위해 『한국문학의 이해』(1986)를 출간했다. 1990년대에는 시조와 사설시조의 연구에 주력하여 『사설시조[역주]』(1993)를 출간했고, 『한국문학의 이해』의 영어판인 Understanding Korean Literature(1997)를 M.E. Sharpe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2000년대에는 1990년대 이래 계속해 온 고시조에 대한 자료 조사 정리 작업을 바탕으로 대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국문학 연구의 과학화는 물론 고시조 및 고전 문학 연구의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

김 교수는 분야별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첫째, 한국문학 일반에 관한 저술을 통해 한국문학을 균형 있게 고찰하는 시야를 제공했고, 이를 해외의 유명 출판사를 통해 번역 출간함으로써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둘째, 김 교수의 전공인 시가 연구 및 고시조 분야에서는 방대한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함으로써 고전 시가 연구를 과학적으로 체계화 시켰고, 후진 양성에 기여했다. 셋째, 현대 문학과 고전 문학을 넘나드는 문학작품에 대한 비평적 성찰 작업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는 문학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했다.

또한, 김 교수는 한국시가학회 회장과 한국고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학계의 발전에 헌신적으로 기여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학문적 업적과 공적 활동을 인정받아 2009년에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문화포장을 수상했으며, 정년퇴임 이후에도 식지 않는 학문적 열정으로 『근대의 특권화를 넘어서』라는 저술을 출간해 학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인회 교수

용재학술상 수상소감

수상소감을 딱 5분 얘기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1시간 얘기하라면 덜 어려울 터인데 5분 얘기하라니 어렵습니다. 솔직한 수상소감은 생전 처음 경험하는 기쁨이고 가문의 영광입니다. 캠퍼스커플로 만나 50년을 함께 살아온 제 인생길의 동반에게 “이것 봐, 나하고 함께 하길 잘했지? 고맙소” 라고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젊었을 적에 선친을 따라 용재 선생님 댁에 세배를 드리러 갔던 적이 있는데, 부자가 같이 세배를 드리고 나서 선친이 용재에게 나이자랑이라도 하려는 듯이 “저도 이제는 환갑입니다” 하니까 용재가 “요새는 애들이 모두 환갑이래” 하면서 좌중을 웃겼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1981년 경 용재가 명예총장으로 중앙도서관 5층에 계실 때 제가 월간조선에서 청탁 받은 ‘한국의 학풍학맥’이라는 특집에서 교육학 부분을 맡았던 것을 핑계 삼아 용재와 1시간가량 단독 면담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두 번의 경험 말고는 제가 용재를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제가 56학번인데 우리 세대 때만 해도 벌써 용재는 학생들 사이에서 신화적 존재처럼 각인되어 있어서 감히 개인적인 접근이나 사귐 같은 것을 상상할 엄두를 낼 수 없는 큰 어른이셨습니다.

제가 한 달 쯤 전에 문과대학으로부터 “연전문과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하라는 요청을 받고 자료를 만들다가 얻은 개인적 소득이 하나 있습니다. 나 또한 연희문과 인문학의 샘물을 마시면서 자란 사람답게 살아가야겠다는 각오가 그것입니다. 위당 용재 외솔만이 아니라 당시의 연희전문 문과 교수들의 학문과 교육활동을 비롯한 삶의 내용에서 보이는 공통적 성향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그들 모두는 예외 없이 민족주의자이면서 기독교인들이었습니다. 둘째, 그들의 학문과 사회활동의 내용에서 가치지향 방향의 공통성은 위로부터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변화와 개혁을 추구했던 점입니다. 셋째, 그들 모두가 반관학적 성향을 감추려 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 이익에 집착하지도 않는 이상주의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넷째, 그들 모두가 교육활동 만이 아니라 현실참여에도 적극적인 실천적 지식인들이었습니다. 다섯째, 각자가 자기 전문분야에서 당대 최고수준의 실력자들이었습니다. 여섯째, 그들 모두 학문적 관심사와 연구의 범위가 백과사전적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다양하고 광범위했습니다. 일곱째, 그들 모두의 학문 활동과 사회활동, 그리고 관심 범위가 확산적이었습니다. 드넓은 세상을 향해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지사적 풍모에 있어서 연희전문 문과의 교수들은 공통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용재는 이런 모든 점에서 연전 문과의 머리이었다고 말해도 좋을 큰 어른이셨습니다. 연희전문 문과 교수들의 이러한 공통적 성향은 자연스럽게 그분들 밑에서 교육 받고 자란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관심분야를 연구 천착하고 연마함에 있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들다고 할 정도로 넓고 다양한 범위로 도전하고 개척하는 성향이 연전 문과 졸업생들만의 인문학적 전통이고 특징이라고 말해도 좋을 성 싶습니다. 이를테면, 『조선 과학사』를 처음 쓰신 38년 졸업생 홍이섭 선생은 “과학사를 연구하려면 과학의 역사만을 공부해서는 안 돼” 라고 말씀 하신 것으로 제자들에게 기억됩니다. 한국의 국제 정치학을 개척한 분으로 유명한 40년 졸업생 이용희 선생 또한 “국제정치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국제정치만을 봐서는 안 돼”라는 가르침을 남긴 것으로 제자들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용재학술상을 수상하게 된 연원은 어쩌면 지난날 저 나름의 한국문화와 교육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연희문과의 인문학적 분위기로부터 배우고 자란 음덕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욱 용재학술상이라는 이름이 제게는 광영이고 감격스럽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vol.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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