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교 황정호 교수(기계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우경자 박사팀이 닿는 순간 슈퍼박테리아와 같은 내성 병원균까지 제거할 수 있는 ‘은나노 복합체 코팅 에어필터’를 개발했다.

기존 에어필터는 걸러진 병원균이 죽지 않고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오히려 에어필터에서 번식하는 역효과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은나노 항균 물질 코팅 에어필터가 개발됐지만, 은나노 입자가 매우 미세해 병원균을 제거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은의 크기를 30㎚(10억분의 1m)인 은나노 입자를 400㎚ 크기의 실리카 표면에 부착시킨 후, 건식 코팅 공정을 이용하여 항균필터를 제작했다. 에어필터 표면에 코팅된 이 은나노 복합체는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의 강풍보다 센 초속 2m의 바람에도 필터에서 떨어지지 않고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연구팀은 은나노 복합체의 살균효과도 증명했다.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등의 병원균들이 필터에 코팅된 은나노 복합체에 닿는 순간 즉사한다는 사실을 전자현미경 관찰을 통해 확인했다. 은나노 복합체의 은나노 입자들이 마치 이빨처럼 박테리아를 물어뜯어 박테리아를 사멸시킨다고 황 교수는 설명했다.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B 표지 논문으로 실려

황정호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은나노 입자의 항균능력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는 결정적 단초가 됐다”며 “은나노 복합체가 슈퍼박테리아처럼 내성을 갖는 병원균까지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의 항균기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머티어리얼즈 케미스트리 비(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B)’의 제2권 39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