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정치외교학과 90학번, ‘최연소’를 휩쓴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4-10-01

 

"소중한 리더십과 공동체 정신, 연세의 기숙사 생활에서 길렀습니다. RC 교육을 통해 미래 더욱 많은 장관이 나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최연소’를 휩쓴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 정치외교학과 90학번

 

‘최연소’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당·정·청을 두루 거친 화려한 경력의 연세인이 있다. 2004년 33세의 나이로 최연소 국회의원 당선, 2009년 한국인터넷진흥원 초대원장으로 최연소 공공기관장 역임, 2010년 대통령실 대변인,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재선, 2014년 7월에 43세로 최연소 장관 취임 등... 그 주인공은 바로 현재 여성가족부 장관인 김희정 동문(정치외교학과 90학번)이다.

추석 연휴가 막 끝난 지난 9월 11일, 전혜정 대외협력처 부처장과 함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해서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났다.

먼저 학교 다닐 때 어떤 학생이었는지, 동아리 활동 등 학창시절에 기억에 남는 추억이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김 동문은 즐거웠던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려서인지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생생하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김 동문은 1학년 때 아카라카 기수단장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블루 나이츠(Blue Knights)’라고 이름이 바뀐 것도 알고 있을만큼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김 동문은 학창시절에는 주로 사회과학대학 안에서 학회활동을 많이 했는데, ‘한국 근현대사’와 ‘한국의회발전연구회’라는 학회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정외과 단위의 행사도 열심히 했는데, 정외과에서 매년 개최하는 ‘모의국회’와 외교부에서 개최하는 ‘모의유엔’에 학교 대표로 나가기도 했다고 한다.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사생장’으로 뽑힐 만큼 리더십 있는 학생

김 동문은 고향이 부산이었기 때문에 1학년과 2학년 때 미우학사에 살았다. 학창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미우학사에서의 생활과 만났던 친구들, 그리고 사생장을 했던 것이라고 한다.

“미우학사에는 1,2학년 여학생들만 있어서 굉장히 가족적인 분위기였어요. 집을 떠나서 각 지역에서 온 친구들하고 같이 생활하면서 부대끼는 사이에 서로 가까워지고, 거의 모든 학과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사생장을 맡게 된 사연도 특별하다.

“1학년 때 사생장을 뽑는 날에 제가 마침 고향인 부산에 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제가 없는 자리에서 저를 후보로 등록시켜 박수치고 사생장으로 뽑아놓았더군요.” 김 동문이 그만큼 친구와 선후배들에게 인기 있고 리더십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2학년에 가서도 계속 사생장을 맡으면서 미우학사의 모든 사생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고, ‘리더십’과 ‘공동체 정신’을 자연스럽게 기르게 되었다고 한다.

김 동문은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공부했는데, 정외과에서는 UN의 공식 언어만 제2외국어로 인정되기 때문에 미우학사 룸메이트인 불문과 언니로부터 불어 개인 과외를 받은 경험도 소개했다. 김 동문은 다른 친구들의 교양수업인 정치학 개론 등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고 한다.

학교 외국어학당을 다닌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다. 외국어학당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저는 학교 안에서 먹고 자고 공부하는 것까지 모든 것을 해결하여 많은 신세를 졌어요. 그러면서도 석·박사까지 하면서 학교를 오래 다니게 되었어요.”

김 동문은 연세대가 지금의 본인이 있기까지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고 거듭 말했다.

학창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은사님은 누구이며, 어떤 가르침을 받았는지를 물어 봤다.

“학교를 오래 다니다 보니 여러 교수님들이 생각나고, 좋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특히 양승함 교수님과 신명순 교수님이 기억에 남아요. 양승함 교수님은 제가 대학원에 합격하고 나서 직접 찾아뵙고 조교를 하겠다고 자청했어요.”

양승함 교수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대학 3,4학년 때 외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귀국한 강사들의 수업을 골라서 들었다고 한다.

“당시 신임 강사였던 양승함 교수님은 채점을 직접 꼼꼼하게 해 주셨는데, 빨간펜으로 첨삭하듯이 코멘트와 함께 잘못된 사실(fact)를 바로 잡아주는 등 학생들에 대한 열정에 감동을 받았어요.”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양 교수는 학생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고, 후배나 제자들에게 늘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동문은 “우리대학교가 대체적으로 공동체 의식이 부족한 점이 아쉬웠는데, 양승함 교수님은 당시 학과장을 맡고 계시면서 ‘연대 정외인의 밤’ 등 다 같이 모이는 행사를 많이 주도하셨어요.”라며, 밤새워서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날도 많았다고 기억했다.

신명순 교수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학사와 석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였으며, 박사과정 지도교수이기도 하셨다. “신 교수님은 일방적으로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비판적인 사고를 가지고 토론할 수 있는 스킬을 길러주신 분이었어요. 가르치는 과목도 ‘비교정치학’이라서 공부하는 재미를 주신 분이었어요.”라며 지금도 존경하고 있다고 했다.

 

일하고 싶은 여성이 일하게 하는 것이 목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가장 중점을 둬 추진하려는 정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 장관은 ‘일하고 싶은 여성이 일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잠재된 여성인력을 활용하고 진정으로 양성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도 ‘일·가정 양립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여성가족부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일·가정 양립에서 여성들이 어려움을 겪는 단계를 크게 4가지 단계(4R)로 나누어서 설명했다. 취업(recruit), 경력유지(retain), 재취업(restart), 대표성(representation)이 그것이다.

김 장관은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여성들이 처음 사회에 진출할 때, 취업(recruit)이 잘 되고, 리더로 키우는 데(representation)만 신경을 썼지, 들어간 직장에서 잘 다니게 하고(retain), 설사 그만 뒀다해도 다시 시작하게 하는 부분(restart)에는 지원이 미흡했어요. 저는 앞으로 취약한 부분인 경력유지(retain)와 재취업(restart) 부문의 지원을 강화하여 여성들이 일을 꾸준히 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지원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대학진학률에서도 여학생이 남학생을 앞지르고, 각종 국가고시 합격률에서도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이미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것 같지만,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남녀의 비율은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대기업 여성임원 비율은 1%대에 불과하고, 공공기관의 고위직 역시 9%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는 결혼 후에 가사와 육아부담, 남성 중심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자신의 경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가 어려운 현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동문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 앞으로 여성들이 들어간 직장에서 경력을 유지하고(retain), 설사 그만뒀다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restart) 지원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워킹맘’으로서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

여성가족부의 대표적인 정책 수요자인 워킹맘이 직접 수장을 맡았다. 김 장관은 6살 딸과 3살 아들을 둔 ‘워킹맘’이다.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미취학 자녀를 키우는 ‘워킹맘’ 장관은 김 동문이 처음이다.

“제가 직장이 여러 번 바뀌다 보니, 그때마다 데리고 다니면서 어린이집도 많이 바뀌었는데 큰 애는 3번, 둘째는 2번째 어린이집이 바뀌었어요.”

아이들의 주 보육자가 자주 바뀐 것에 대해 엄마로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워킹맘’으로서 김 장관은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여성들의 ‘Retain’을 위해서 이번 10월 달부터 시행하는 ‘아빠의 달’을 통해 남성도 육아휴직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빠의 달’은 부모 중 2번째로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한테 통상임금의 100%를 첫 달에 지원하는 정책으로 대부분 아빠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 밖에도 일·가정 양립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가족친화기업인증제’, 맞벌이 가정에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 선생님을 파견하는 ‘아이돌보미 서비스’, 매주 수요일은 정시 퇴근하는 ‘가족 사랑의 날’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Restart’를 위해서는 교육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구인 구직을 지원하는 전국 140개소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있다. 올 하반기부터 맞춤형 취업지원을 위해 ‘유형별 새일센터’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RC 교육을 통해 제2, 제3의 김희정 장관이 나올 것으로 확신

이번 인터뷰에서 김 장관이 학창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고,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미우학사에서의 생활이었다고 강조했다.

“20년 가까이 살아 온 성장배경이 다르고, 지역이 다른 학생들이 미우학사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 차이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학문을 공부할 기회도 많았어요. 자기가 전공하는 분야만이 아니라 타과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대화할 수 있었던 기숙사 생활이 제 인생에서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김 장관은 우리 학교가 다른 학교와 비교해서 유일하게 부족했던 부분이 공동체 의식이었는데, 레지덴셜 칼리지(RC)를 통해서 그것까지 보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대학교는 현재 모든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RC교육이 국제캠퍼스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제2, 제3의 김희정 장관이 나와 먼 훗날 이처럼 인터뷰하면서 국제캠퍼스에서의 RC 교육이 좋았고 큰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하는 날이 또 올 것으로 확신한다.

 

 

 

vol. 566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