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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2014년 8월 학위수여식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4-09-01

오늘 학위수여식에 자리를 함께해 주신 여러 내외 귀빈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먼저 오늘 박사, 석사, 학사학위를 수여받는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가족, 친지 여러분들께 무한한 축하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의 날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자랑스러운 아시아 최고의 사립대학, 연세의 동문이 되셨습니다. 그동안 캠퍼스에서 젊음의 낭만과 희열을 만끽하며, 때로는 지성의 고뇌와 아픔을 안고, 직장과 가정과 학업의 벅찬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함께 수행해 온 여러분들에게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이 있도록 도움을 주신 가족과, 친지, 동료, 선‧후배들, 그리고 연세의 선생님들께, 우리 모두 힘찬 감사의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졸업은 한 과정의 끝이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과정을 열어가는 특별한 계기이기도 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연세캠퍼스를 떠나 세상을 향해 벅찬 항해를 시작하게 됩니다. 여러분 모두는 각자 새롭게 지도를 그리며 스스로 길을 개척해 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장미빛 아름다운 길만이 아니라, 거칠고 험한 가시밭길을 지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어떠한 길을 지나건, 여러분이 만든 길로 인하여 세상이 변화되고,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는 믿음을 지니시기 바랍니다. 우리를 가로 막는 높은 벽 너머에 있는 새로운 기적을 믿고, 그 기적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연세 정신인 것입니다. 연세는 129년의 도전과 개척의 정신 아래 살아 숨쉬는 “역사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오늘 명예 졸업증서를 받게 되는 故 권오돈 님도 바로 이러한 연세 정신의 산 증인이십니다. 권오돈 님은 1926년 연희전문 수물과에 입학했으나, 6‧10만세운동 참가 중 검거되어 옥고를 치르고, 2년 후 고문후유증으로 타계한 애국지사이셨습니다. 고 권오돈 선배님과 같이 자신의 생명을 바쳐, 공동체의 선을 추구한 희생의 정신이 바로 오늘의 대한민국과 연세를 만들어 주신 것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우리가 높은 벽을 넘는 것은 때로는 쉬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높은 벽을 올려다보며 미리 걱정을 앞세우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추락을 두려워하면, 그 길은 점점 지나기 어려운 길이 되고 맙니다.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여 온 마음을 다 쏟아야만 합니다. 「대학」에 ‘心不在焉(심부재언)이면 視而不見(시이불견)하며, 聽而不聞(청이불문)하고 食而不知其味(식이부지기미)’라고 했습니다. 마음을 다하지 않으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먹어도 그 맛을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마음을 다해, 현재 자신의 주변에 있는 것을 잘 보고, 잘 듣고, 깊이 느껴 공감할 줄 아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행여 자신의 길을 가는 중에 뜻하지 않게 넘어지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서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십시오. 우리가 성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우리가 많은 것을 가져서가 아니라, 우리가 넘어진 횟수보다 한 번 더 일어설 수 있기 때문이며, 또한 우리 실수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세의 이름이 빛나는 이유 역시, 우리가 많은 시련에 넘어지면서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늘 다시 일어서서 우리가 가야할 길을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연세에서 뛰어난 학문적 역량과 함께, 다른 어떤 대학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연세의 살아있는 역사와 정신을 함께 배웠습니다. 연세는 지난 129년 동안 끊임없는 도전과 개척을 통해, 그 어떤 조직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연세는, 소망을 찾기 어려운 불모지에서, 가능성을 찾아보기 힘든 거친 황야에서, 수많은 독지가와 시대를 앞서 간 선각자들의 희생과 열정, 그리고 30만 동문의 성원으로 세계 20대, 아시아 최고의 명문 사학이라는 기적의 역사를 이루어 냈습니다.

 

사랑하는 연세인 여러분,

지금 우리 사회는 선진화의 문턱에서 큰 좌절과 아픔을 안고, 국가 전체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야만 하는 우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60년대 이후 한국은 매우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로 칭송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참담한 사건들로 인해, 온 국민들의 가슴 속에 우리 사회의 현 주소에 대한 좌절과 회의가 가득하고, 국가 시스템의 개조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30여 년 간 이룩한 괄목할 만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사회의 민주화는 선진화된 문화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야에서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이 이루어졌고, 인권과 언론, 시민의 자율성은 보장되었지만, 아직도 민주적 절차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민주적 관행이 적지 않게 남아 있습니다. 법규와 정당한 절차가 오히려 무시되고, 독단과 배타적 감정을 앞세워 법적 질서와 민주적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며, 정치적 이념과 감성의 프레임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재단(裁斷)하려 합니다. 안타깝게도 민주화의 실익도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채, 모든 조직에서 사사건건 갈등이 만연하는 후진적인 문화가 우리 사회의 한쪽에 잔존하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사회적 갈등지수가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편견과 오해의 도그마에 빠지기보다는, 사려에 바탕을 둔 신념, 편협함을 넘어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관습과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우리는 선진화의 문턱에서 이렇게 어렵고 힘든, 과도기의 현실에 당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세의 교육이 우리사회의 변혁을 위한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이러한 때에 연세인 여러분은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되새기며, 스스로가 도전과 개척의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루쉰의 말처럼, 우리 스스로 새로운 길,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제3 창학이 바로 “Yonsei, where we make history”라고 주창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역사에는 공통의 목표가 있고, 철학이 있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성숙한 민주사회의 규범이 정착되고, 서로가 신뢰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문화가 살아 있는 선진화를 이룩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개인적인 역량의 발휘와 함께 한국 사회의 선진화를 위해서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뇌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바람직한 선진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나라 전체의 시스템이 개혁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각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개인의 변화가 없는 사회와 국가의 혁신은, 지속적일 수도 역동적일 수도 없습니다. 외부적인 통제와 규제, 처벌만으로는 사회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최근의 참담한 비극들도 일면 제도와 관행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상식으로부터 고립되고, 이성으로부터 단절되어, 분별과 지혜가 고갈되고, 책임과 용기가 결여된 개인에서부터 비롯된 결과인 것입니다. 우리 연세인은 나 자신부터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함으로써 미래를 이끌어 가는, 사회와 시대의 주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의 선배가 근대화와 산업화, 민주화의 길을 만들어 간 것처럼, 지금 여러분은 나 자신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선진화의 역사를 이끌어 나가는 선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고린도후서 3장 3절에 보면 “여러분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쓰신 편지”라고 했습니다. “잉크로 쓴 것이 아니요, 돌 판에 쓴 것도 아니며, 하나님의 영으로, 사람의 마음에 쓴 살아있는 편지”라고 사도 바울은 말합니다. 여러분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연세를 통해 세상을 향해 보내는 편지입니다. 편지는 받는 이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보내는 것입니다. 감동을 주지 못하는 편지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쓸모없는 썩은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 연세인은 어떻게 세상에 감동을 전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세상에 감동을 주기 위해서 무언가 초인적인 것을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를 온 마음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고, 올바른 가치관 아래 당연한 것을 지키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신뢰 받는 삶을 사는 것이 감동의 출발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심각한 신뢰의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국민들이 정부를 불신하고, 언론을 불신하고, 학교를 믿지 못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을 믿지 못하는 체제에서 어떻게 공동의 선을 추구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신뢰받지 못한다면 연세도 신뢰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적인 믿음과 과학적 합리성, 그리고 진리를 존중하는 지성인의 양식이 함께 할 때 신뢰받는 편지가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우리 대학교의 교훈이 의미하는 바입니다. 우리가 바로 세상의 누룩이 되어, 믿음 없는 사회를 신뢰의 사회로 바꾸어 나가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연세인의 지성은 책임 있는 행동으로 신뢰의 기반을 넓힐 때 더욱 찬란하게 빛나고, 사회의 역동적 변화를 이끌어 가는 동력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이 꼭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러분의 모교 연세대학교입니다. 연세는 지금 제3의 창학을 통해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송도 국제 캠퍼스에서는 최첨단의 시설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초로 RC를 시행하여, 이 땅에 새로운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정립하였고, 신촌 캠퍼스에는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와 경영대학, 공과대학 등의 신증축은 물론 새로운 기숙사 우정원의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의료원은 암 병원의 신축을 계기로 아시아 최고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고, 원주 캠퍼스의 비약적 발전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연세의 발전은 단지 시설의 현대화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Times 대학평가에서는 연세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80위권의 저명대학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립대학으로는 세계 20위, 아시아 최고의 사립대학의 입지를 확고히 한 것입니다. Princeton, Yale, Cornell, King’s College London 등 세계적인 선도대학들과의 교육과 연구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크게 확대되었으며, APRU에 가입하여 명실공히 세계적인 대학의 반열에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정치, 경제, 금융 등 사회 각 부문에서의 동문들의 활약도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연세의 사명인 교육과 연구, 의료, 사회공헌 등 모든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는 사립대학입니다. 명문사학은 동문들의 적극적인 성원이 없이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세계적인 명문 사학인 Ivy league는 동문의 60%이상이 모교 발전을 위한 기부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우리 연세는 이번 백양로 재창조 사업을 계기로 이제 겨우 10% 동문이 모교 발전에 참여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동문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과 열정, 성원이 있어야만, 연세가 세계적인 명문으로 지속적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같은 국제화 시대에 국적도 바꾸고, 이름도 바꿀 수 있지만, 여러분의 모교는 바꿀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연세의 동문으로서, 모교의 영광과 시련을 함께 나누게 될 것입니다. 연세가 여러분의 자랑이듯이, 여러분 또한 연세의 자랑입니다. 연세가 영원히 아름다운 별로서 사랑과 흠모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백양로 재창조, RC교육의 정착, 첨단 시설 확충 등에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당부 드립니다.

 

끝으로, 오늘 연세동문의 이름으로 교정을 나서는 모든 졸업생의 앞날과 그 가족들께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졸업생들이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 기관 관계자분들과,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하여 함께 자리해 주신 내외귀빈과 하객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4년 8월 29일
총장 정갑영

 

vol.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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