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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창업톡톡] 질병의 최전방에 선 사람들을 위한 공학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8-09-11

질병의 최전방에 선 사람들을 위한 공학
안전한 주사기 자동분리 디바이스 ‘MUNE’ 김유화 대표의 창업 이야기

 

 

오늘날 창업은 학생들에게 막연한 꿈이 아닌 하나의 진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현실에 발맞춰 연세소식은 창업톡톡을 통해 창업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연세 동문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경험담을 전하고 있다. 이번 창업톡톡에서는 안전한 주사기 자동분리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는 주식회사 MUNE의 대표 김유화 동문(실내건축학 12)을 만나보았다.

 

Q.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주식회사 MUNE 대표 김유화입니다. 현재는 COO 오광빈 이사, CTO 김남형 이사를 주축으로 정제학‧이지윤 씨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간호사들의 안전과 편리’를 위해서 제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간호사들이 모든 질병의 최전방에 있는 사람인데, 이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 없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주사기 자동분리 디바이스를 전적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Q. MUNE은 어떻게 시작된 스타트업인가요?


A. 저희는 공대에 있는 ‘X 디자인’이라는 수업에서 만나게 됐어요. 원래 창업을 할 생각이 있기도 했고, 이 수업이 디자인적으로 재미있는 수업이거든요. 스탠포드의 D-School이 유명한데, D-School은 사용자의 필요를 알아내서 판매될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니라 사용자의 상태에 공감해서 제품을 디자인 하는 걸 목표로 활동하게 해요. X 디자인 수업도 이 개념과 굉장히 비슷했고 기계, 디자인, 경영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팀원들을 우연히 만나게 됐습니다.


이 수업에서는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 내야 했기에 한 조당 200만 원씩을 받았어요. 게다가 SK 청년비상에 선정되면 200만 원을 더 받을 수 있다고 하길래 더 열심히 했죠. 거기에 선정도 됐고, 당연히 수업은 A+을 받았고요(웃음). 목표 달성 120% 했죠(웃음).

 

Q. 많은 대상 중에 의료인, 그 중에서도 ‘간호사’와 ‘주사기’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수업에서 제품 구상을 할 때 가장 스트레스가 많은 직군을 찾았어요. 의료인 중에서도 간호사들이 스트레스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죠. 주변에 간호 관련 사람들이 많아서 얘기를 듣기도 했고요. 이 사람들을 인터뷰 해보자고 했는데, 마침 주사기 재사용 문제가 언론에 터졌고 주사기 재사용 문제를 간호사들에게 물어보게 됐습니다. 근데 한 간호사가 “내가 주사기 재사용하는 간호사로 보이냐”라면서 화를 내더라고요. 한국의 대부분 간호사들은 재사용을 하지 않는다면서요.


그러면서 주사기의 진정한 문제는 ‘거기에 간호사가 찔린다’는 데에 있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를 들으며 ‘그럼 이걸 처리하는 제품을 만들어 간호사가 찔리는 문제도 해결하고, 재사용 문제도 해결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실제로 간호사들이 주사기에 찔리면서 B형, C형 간염에 걸리게 되거든요. 그리고 한국은 B형, C형 간염 감염률이 낮지만 몽골이나 베트남은 훨씬 높거든요. 주사기를 사용하는 간호사가 다치기 쉬운 상황인 셈이죠. 어떤 간호사는 집에 가는 길에 손이 다친 걸 발견했는데, 어떤 환자를 치료하다 다쳤는지 모르겠더래요. 그러면서 너무 서러웠다고 얘기하더라고요.

 

 

Q. MUNE이 만드는 주사기 자동분리 디바이스는 어떤 제품인가요?


A. 원래도 주사기를 분리하는 장치들이 있긴 해요. 주사 바늘을 뺄 수 있는 틀을 이용하는 기초적인 방법부터, 바늘을 갈아버리는 방법도 있죠. 하지만 주사 바늘을 틀로 뽑아 버리다 보면 손으로 하는 거라 불편할 수밖에 없어요. 바늘을 녹이는 경우에는 연기가 나서 병원 환경에 맞지도 않고, 너무 큰 힘이 들어가게 돼요. 또, 바늘을 갈게 되면 다 갈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진동이 손목으로 그대로 연결되다 보니 손목에 무리도 간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제품을 쓰레기통 위에 설치한 다음에 주사기를 꽂으면 내장된 칼로 주둥이가 잘려요. 재사용도 방지할 수 있고 뽑기가 힘든 주사기 모델도 쉽게 분리시킬 수 있죠. 지금은 버튼으로 작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적외선 센서를 적용해서 그냥 꽂고 다른 일을 해도 알아서 잘릴 수 있게끔 기술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Q. 현재 MUNE은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요?


A. 처음에는 세브란스병원과 협력해서 간호사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어요. ‘김모임 간호사 연구소’라는 곳에서 제품 얘기를 하고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요. 지금도 간호사들에게 끊임없이 피드백을 받고 있고, 서울의료원에서 한 달 정도 사용하면서 피드백을 받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블루포인트 파트너스’와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에 투자를 받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스타트업 대회에 Top 100으로 선정돼 발표하기도 했고요.


나아가 KOICA CTS라는 3억 규모의 사업에 선정돼서 진행하고 있어요. 의료인들이 B형, C형 간염처럼 혈액 매개성 질환에 덜 감염되게끔 저희 제품을 통해서 돕고 있고요. 베트남 병원에서 테스트도 했고, 지금도 돌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전격쓰레기통을 사용하지 않는 베트남 지역들에 알맞은 제품도 개발하고 있어요. 거기서는 페트병에 주사기를 분리해서 버리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전격쓰레기통을 사용할 환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라면 그게 오히려 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페트병에 알맞은 모양으로 개발 중입니다. 규격화 되지 않아서 어렵긴 했는데, 가장 많은 모양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앞으로도 간호사들을 위한 제품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아요. 하나는 지금처럼 의료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제품을 추가적으로 만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간호사들의 업무 효율성,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이에요. 예를 들면 스마트 의료용 카트를 들 수 있어요. 저희는 병원의 모든 걸 바꾸는 게 아니라 ‘살짝만 뭔가 더해서’ 의료진들의 일상을 편안하게 만들고 싶거든요. 저희의 큰 목표가 헬스케어 제공자들에게 기발한 생각을 제공함으로써 업무만족도를 높여 의료 질도 높이는 것이거든요. 간호사가 아니라 더 나아갈 수도 있는 거죠.

 

Q. 창업을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팀이 꾸려지고 나서 창업을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기획을 하긴 하는데, 실제로 만들 수 없어 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이걸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만들 수 있는 팀을 꾸리거나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할 자본을 갖춰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vol.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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