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주니어 연구톡톡] 노년기의 젠더 이슈에 질문을 던지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8-08-29

노년기의 젠더 이슈에 질문을 던지다

어젠더스팀 

 

우리 대학교 대학원과 미래융합연구원은 다양한 전공의 대학원생들이 모임과 협력을 통해 창의적인 역량을 배양할 수 있도록 ‘Junior 융합 연구그룹’을 모집해 융·복합 사고 역량 강화를 위한 도전적인 연구에 관심을 지원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함께 연구함으로써 융합연구 문화의 기반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소식>에서는 지원 대상자로 선발된 대학원생 연구팀을 만나 학생들의 연구 아이디어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번 호에서는 ‘노령인구의 건강과 성역할 태도 간 관계’를 연구한 팀 ‘어젠더스’의 유예원(스포츠응용산업학과, 석사 3학기), 김준솔(사회학과, 13학번), 이서의(커뮤니케이션대학원 언론학 커뮤니케이션이론 전공), 정회인(의학과) 씨를 만나 연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팀 소개를 간략히 부탁합니다.

 

A. 저희는 어젠더스라는 팀입니다. ‘의료사회융합연구‘라는 수업에서 만났어요. 조별로 발표를 하는 수업이었는데, 우연하게 조를 이루게 됐죠. 조별 과제를 위해 주제를 찾다보니 저희가 겹치는 관심사가 젠더이슈였고, 팀 이름도 젠더이슈를 다루는 어벤져스 같은 팀이 되자는 의미에서 ’어젠더스‘로 짓게 됐어요. 사회에 젠더라는 아젠다를 던진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들어있답니다(웃음).

 

그렇게 수업과 관련한 연구를 하던 중에 아이콘스에서 나온 공고를 봤어요. 수업에서 하던 연구랑 성격이 비슷해보여서 병행하자고 얘기를 하게 됐죠. 그 덕에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저희는 아이콘스를 기반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어요.

 

Q. 이 팀의 연구는 어떤 주제인가요?

 

A.  저희는 두 가지 종류의 연구를 했어요. 첫 번째 연구가 아이콘스에 제출한 연구에요. 


우선, 처음 시작은 ‘노령인구의 건강과 성역할 태도 간의 연관관계’를 찾아보는 연구였습니다. 저희가 수업에서 받은 데이터가 강화도에 있던 한 마을 어르신들에 대한 데이터였거든요. 그 데이터에는 온갖 건강 데이터, 성역할 태도, 심리 상태, 인지기능, 사회망 관련 데이터들이 들어있었어요.

 

그걸 보다보니 부부간의 성역할 태도 차이가 남편이 아닌, 부인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걸 발견했어요. 성역할 태도에 관한 차이가 부부 간에 클수록 남편보다 부인의 혈압이 유의미하게 상승되더라고요. 쉽게 설명하자면 남편은 가부장적이고, 아내는 성평등주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 때 아내의 혈압이 더 높아지는 것이죠. 남편에게는 그런 상관성이 없었는데요. 이 내용으로 대한예방의학회에서 발표를 했죠. 더 나아가 주변 친구들의 성역할 태도도 관련이 있다는 걸 알아냈어요. 주변 친구들이 다같이 성평등 태도를 갖고 있는데, 남편만 가부장적이면 혈압 수치가 더 높더라고요. 이 내용을 바탕으로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기도 했죠.

 

또 테마가 다른 연구가 하나 있는데, 연령대별 비만도에 관련한 연구였어요. 남성 10대부터 60대까지, 여성 10대부터 60대까지의 비만도 변화를 보면서 연관관계를 찾았죠. 여성 10대와 50대, 20대와 30대, 60대와 70대의 비만도가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더라고요. 묶이는 연령대가 있는 거죠. 국가에서는 원래 생애주기별로 획일적인 정책을 내놓는데 저희는 이 연구를 통해서 연관성 있는 집단을 묶어서 정책을 만드는 것도 좋겠다는 결과를 냈어요. 이걸로 우수상도 받았고요.

 

Q. 많은 데이터 중에서 노년층의 ‘성역할 태도’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희 조원들 모두 젠더감수성이 기민했던 것 같아요. 이 문제에 관심도 많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노년기 젠더문제’라는 키워드가 나왔을 때 너도나도 열정적으로 뛰어들었죠. 이 문제를 갖고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조사를 했는데 연구의 필요성이 거기서 더 드러났던 것 같아요. 국내에서 성역할 태도 차이 때문에 심리적인 건강에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의 연구는 많았는데 실질적인 신체 건강에 차이는 다루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노년기 사람들에게 젠더, 성역할이 갖는 의미에 관한 내용은 없었고요. 혈압과 같은 바이오마커와의 연관성이 있는 연구도 없었죠. 그래서 저희가 연구를 한다면 더 의미가 있으리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Q. 바이오마커 중에서도 혈압이 갖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나요?

 

A. 혈압이 여러 바이오마커 중에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지표였어요. 심리적으로 억울하거나 억압된 감정을 느끼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는 논문도 있을 정도고요. 그래서 저희도 찾아보게 됐는데,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기에 혈압을 골랐어요. 대중적이고 혈압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알고 있으니 더 와 닿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Q. 연구는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됐나요?

 

A. 총 연구 기간은 1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연구 주제를 먼저 잡고 선행연구를 찾아봤어요. 준솔 씨가 연구 경험도 많고 데이터 활용도 잘해서 데이터 분석 틀을 잡았고 회인 씨는 의학적인 부분을, 저(예원)랑 서의 씨도 데이터 관련해서 분석이나 사전 연구 검토 등을 맡아서 했었죠.

 

저희 넷 모두 처음 주도적으로 논문을 쓰다보니까 하면서 모두가 배웠던 것 같아요. 김용찬 교수님께서 저희 데이터 분석에 피드백을 맡아주셨죠. 수업에 계셨던 모든 교수님들도 날카로운 피드백을 해주셨어요.

 

Q. 연구를 하던 도중에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나요?

 

A. 저희가 정말 모두 열심히 참여해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어요. 아이콘스 마지막 발표를 준비하다가 그 과정에서 다툼이 있었던 것 빼고요. 그때 결과를 중심으로 발표를 할까,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발표할까 의견이 갈렸거든요. 그래도 잘 해결됐어요(웃음). 

 

Q. 융합연구만의 특별한 점이 있었나요?

 

A. 융합연구여서라기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연구를 했던 게 처음이었어요. 서포트가 아니라 기획부터 융합적으로 책임을 갖고 접근했으니까요. 완전 다른 전공의 사람들, 모르는 사람들과 모여서 연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는데 해보니까 교집합이 있어서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Q. 연구 결과 발표를 통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예원) 이런 연구 결과를 보고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과 자신의 건강상태가 연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편안한 결혼생활, 노년기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준솔) 요즘 사회 안에서 젠더라는 이슈가 많이 뜨거워졌지만, 여전히 생소한 주제인 것 같아요. 이렇게 사람들에게 신뢰감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의료적인 얘기로 젠더 문제가 사람들이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랍니다.

 

vol. 618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