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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창업톡톡] 누구나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은 없을까?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8-07-13

누구나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은 없을까?

교육용 코딩 교구 ‘모디’ 오상훈 대표의 창업 이야기

 

 

오늘날 창업은 학생들에게 막연한 꿈이 아닌 하나의 진로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현실에 발맞춰 연세소식은 창업톡톡을 통해 창업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연세 동문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경험담을 전하고 있다. 이번 창업톡톡에서는 ‘모디’라는 교육용 코딩 교구를 만든 럭스로보의 대표 오상훈 동문(전기전자공학 14)을 만나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럭스로보 CEO 오상훈입니다. 어릴 때부터 로봇을 좋아해서 대학교 전공도 로봇을 선택했어요. 2013~14년에는 로봇대회 최연소 국가대표 코치를 맡았고, 3년 연속으로 ROBOFEST라는 국제로봇 대회에서 우승도 했습니다. 이렇게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로봇으로 대학교 4학년 때 창업을 시작한 이래 어느덧 올해로 4년이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많이 펼쳐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를 보면 무모하다고 하기도 해요.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도전하거든요.

 

Q. 로봇과 관련한 일을 정말 많이 하셨던데, 관련된 에피소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인가요?

 

대학교 2학년 때 광운대학교 로봇연구실 ‘로빛’에 지능형 배틀로봇 연구 팀장으로 있던 때입니다. 쿼드콥터 제작 과제로 100억짜리 연구과제를 수주하는 데 성공한 적이 있어요. 당시엔 나이가 너무 어려서 상당히 큰 부담으로 느껴졌죠. 과제에 대한 책임감으로 잠도 거의 못자고 매달려 만들 정도였어요.

 

어느 날은 프로펠러 회전 관련 테스트를 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잠이 들어버렸고 결국 손이 찢어져서 병원에 실려갔죠. 그런데 프로펠러 회전 RPM이 엄청나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머리가 찢어지거나 죽을 수도 있었어요. 진짜 위험한 상황이었죠.

 

이 일이 있고 나서 교수님께서 과제를 포기하지 않겠느냐고 진지하게 권유하셨어요. 하지만 제 집념이 쉽게 허락하지 않았고 한 달만 더 시간을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결국은 치료 후 1달만에 쿼드콥터 과제를 완성했어요. 이렇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현재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이 돼요. 그래서 이 경험이 제게는 참 소중한 경험입니다.

 

 

Q. 럭스로보라는 회사를 어떻게, 그리고 누구와 만들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럭스로보는 세상의 빛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의미에서 빛의 단위인 ‘lux’와 로봇에서 ‘robo’를 따온 이름이에요. 저희는 ‘모디’를 통해서 코딩교육과 로봇교육에 기여하고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특히 모디와 함께 막막함이나 어려움 대신 즐겁고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았고요. 그래서 이 회사가 빛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저 역시 세상의 빛이 되자는 꿈을 조금씩 이뤄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럭스로보는 제 1년 선배인 손승배 씨와 함께 만들었습니다. 유수의 국방연구소에서 로봇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제가 엄청 구애했죠. 지금 손승배 씨는 최고기술책임자를 맡고 있습니다. 손승배 씨 말고도 럭스로보는 다양한 전공과 나이대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어요. 로봇, 디자인 등 세계대회 수상자, 대기업 출신, 선생님, 학생 등 40여 명이 있어요. 이 사람들의 공통점을 꼽아보자면, 하고 싶은 걸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목표가 있으면 꼭 이루는 사람들, 모디라는 제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어요.

 

 

Q. 럭스로보의 모디는 어떤 제품인가요?


'모디(MODI)‘는 누구나 즐기면서 쉽게 코딩을 배우고 나만의 창작물을 실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게 하는 제품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인공지능 레고라고 생각하면 돼요. 모디를 이용하면 미니세그웨이, 조종자동차, 고양이 밥주는 기계 등 다양한 크리에이션들을 만들 수 있어요.

 

LED, 모터, 온습도 센서, 적외선 센서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13가지 블록들로 구성돼있고요. 사용자는 이 블록들을 원하는 대로 조합하여 쉽게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만 갖다 대도 휴지통이 열리고, 시간에 맞춰 고양이에게 밥을 주기도 하고, 화분이 온도 습도 조도를 관리해서 식물을 최적의 상태로 보살펴주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멀리서도 불을 끌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디는 높은 완성도와 쉬운 사용법으로 코딩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고 빠르게 친숙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소프트웨어 교육에 최적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디는 이런 특징 때문에 현재 영국, 두바이 등 글로벌시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코딩교육용 교재로 사용되고 있고, 지난해만 48개국에 수출됐어요.

 

Q. 어떻게 ‘교육용 로봇’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셨나요?

 

5살 때부터 뭔가를 만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집에 있는 물품들을 분해하고 조립하면서 많이 혼나기도 했죠. 대신 부모님께서 생일선물로 과학 상자를 사주셨는데, 그때부터 비행기, 항공모함 같은 나만의 작은 작품들을 만들어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우연히 TV에서 화성탐사로봇을 쏘아 올리는 것을 보고 설렘을 느꼈죠. 그 때 ‘나도 언젠가는 우주로 로켓을 쏘아 올려야겠다’는 막연한 꿈이 생겼어요.

 

로켓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처음 생각한 일은 로봇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날로 국내 로봇 연구소들에 무작정 연락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당시에 운 좋게도 한 군데서 방문 허락을 받아 박사님 한 분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분은 제게 ‘내가 너에게 로봇을 가르쳐줄 테니, 너도 커서 어른이 되면 아이들에게 로봇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돼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로봇이라는 영역에 발을 들일 수 있었어요.

 

대학에 진학하기 전에도 로봇 관련 대회에서 입상을 많이 했죠. 덕분에 대학교는 로봇 특기자 전형으로 전액장학금을 받고 입학했고, 동시에 ‘로빛’이라는 학부생으로 이루어진 로봇연구소에서 본격적으로 로봇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로봇에 푹 빠져서 공부하고 연구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상상하는 건 웬만큼 다 만들 수 있게 돼 있더라고요.

 

그 후로 어떻게 살아갈 건지에 대한 고민을 다시 시작했어요. 힘이 들더라도 좀 더 뜻깊은 일을 해보자는 깨달음으로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나누고 싶은데, 내가 배웠던 것처럼 로봇 다루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면 로봇을 배우는 아이들이 중도에 포기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으로 모디를 만들게 됐어요.

 

 

Q. 모디를 제작하는 데에 어떤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그리고 그걸 어떻게 극복하실 수 있으셨나요?

 

아무래도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생산시설을 만드는 데에 굉장히 비용부담이 컸어요.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양산에는 기본 몇 만 개 단위로 들어가야 하는 부분 때문에 투자를 반드시 받아야만 실행 가능 했거든요. 투자를 받기 위한 여행이 그 때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전 직원이 몇 천개의 제품을 손으로 조립하는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자금난을 이겨내려고 노력했어요. 검수 기계도 없었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엄청 힘들었어요. 그 후에 영국의 유명한 하드웨어 유통사 TSL과의 계약을 하게 되면서 많은 부분이 해결됐어요. 게다가 국내 시장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제품이라고 소문이 나서 국내에서도 투자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Q. 럭스로보가 거액의 인수 러브콜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거절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럭스로보를 꾸준히 성장시키기로 하신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으셨나요?

 

그 당시에 저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저희 마이크로OS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OS가아닌 제품을 팔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아이들이 저희 제품을 쓰면서 정말 행복해 하는 것을 봤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만약 인수를 원하신다면 3년 후에 사 주세요. 그전까지 제가 이 제품으로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제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부분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아요.

 

Q. 앞으로 모디를 통해, 그리고 이 기술을 통해 이루고 싶으신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앞으로 해외시장, 한국시장 모두 저희 제품으로 아이들에게 코딩교육 할 수 있게 되는 게 제 목표에요. 그리고 정말 미래에는 마이크로 모디OS를 모든 전자제품에 심어서 어떤 물건이든 내가 원하는 대로 코딩해서 쓸 수 있는 세상을 여는 것이 최종목표입니다.

 

Q. 창업 선배로서, 후배 창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한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넌 이래서 안 돼, 저래서 안 돼’에요. 근데 그런 말에 주눅 들지 말고, ‘사람들이 왜 안 된다고 할까? 난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했으면 좋겠어요.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마음에 항상 품고요. 포기 없이, 도전하고 끈기 있게 행동하면 언젠가는 될 거에요.

 

그리고 창업을 하면서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경험이 부족하면 실패하기 마련이고 확률도 높아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이 들 때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경쟁력이 있는가? 나는 재미있는가? 그리고 이게 세상에 진짜 도움이 될까?’하고요. 만약 재미를 느끼고 있다면, 성공할 확률도 큰 일일 겁니다.

 

 

vol.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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