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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화제의 인물] “더 드리고 가지 못해 미안해요” - 강사문 할머니 Vol. 611

“더 드리고 가지 못해 미안해요”

 

투병 중 전 재산·시신 기증하고 별세

 

 

강사문 할머니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더 많이 주고 떠나지 못할까 두려워했던 이가 있다. 전 재산 15억 원과 함께 자신의 시신까지 기증하고 떠난 강사문 할머니의 이야기다.

 

그의 삶은 굴곡이 적지 않았다. 1980년대 초부터 파킨슨병으로 10년을 투병한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연달아 노환으로 쓰러진 아버지도 10년간 간병했다. 고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의 몸에도 병마가 찾아들었다. 1997년 강 할머니는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을 진단받았다. 오랜 투병 생활의 시작이었다. 연세암병원을 오가며 쉽지 않은 치료를 견뎌냈다.

 

그러나 병이 찾아왔을 때 강 할머니의 시선이 향한 곳은 자신이 아닌 세상이었다. 차근차근 가진 것을 다 주고 갈 준비를 시작했다. 2004년에는 시신 기증 서약서에 서명했다. 끊임없는 치료에도 온갖 감염 질환이 잇따르자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의료원에 아파트와 주식 투자 등으로 모은 전 재산 기부 의사를 밝혔다. 세상을 떠나기 5일 여를 앞둔 때였다.

 

다 베풀고 떠나면서도 강 할머니는 미안함을 먼저 말했다. 40억 원을 기부하려 평생 노력해 왔는데 치료비로 지출된 돈도 있고 목표한 만큼 벌지 못해 15억 원밖에 주고 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강 할머니에게 베푸는 것은 삶 그 자체였다. 평소에도 복지기관 세 곳에 정기 후원을 이어왔다. 행동에만 옮기고 말은 삼갔다. 가까운 지인 몇 명을 제외하고 주변에서도 그의 선행을 아는 이가 많지 않았다.

 

타인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은 강 할머니는 정작 자신의 장례는 간소하게 치러 달라 부탁하고 떠났다. 그를 그리워하기에는 너무도 짧은 1일장으로 지난 8월 30일 강 할머니는 세상과 작별인사를 했다. 할머니의 시신은 염습하지 않고 곧바로 우리 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로 옮겨졌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돌아본 강 할머니의 이야기는 SBS, 동아일보, 연합뉴스 등 각종 언론 매체에 ‘천사 할머니’로 소개되며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2017.10.10

vol.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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