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결처럼 빛나던 한 가을밤의 클래식

금호아트홀 연세 개관 음악제 성황리 종료

각종 기획 공연 이어질 것

지난 11월 18일 약 4주간에 걸친 금호아트홀 연세 개관 음악제가 막을 내렸다. 10월 27일 손열음과 임지영의 듀엣 공연을 시작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를 담은 마지막 무대에 이르기까지 백양로는 아름다운 한 가을 밤의 클래식에 한껏 들썩였다.

개관음악제는 17일과 18일 양일간 펼쳐진 클래식 재즈 공연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클래식 음악, 재즈, 그리고 비틀즈’로 마무리됐다. 음악·문예 비평가인 고누마준이치 와세다대 교수가 기획한 이번 콘서트는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음악과 구절을 라이브로 선보이는 무대였다. 흥겨운 재즈로 꾸려진 1부와 다소 클래시컬한 음악에 초점을 맞춘 2부로 나뉘어졌다. 연주에는 일본의 재즈 트리오 ‘고쿠부 히로코 스페셜 트리오’와 역시 일본 출신의 여성 콰르텟 ‘1966 콰르텟’, 국내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함께 했다.

공연은 뮤지션이 연주를 하기 전 연극배우가 등장해 소설 속 문장을 읽으면 그에 해당되는 곡이 흘러나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17일에는 배우 김소희가, 18일에는 연극계의 대모 손숙이 각각 낭독했다.

재즈로 만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세계

이날 무대에서 단연 돋보였던 것은 고쿠부 히로코 스페셜 트리오였다. 피아니스트 고쿠부 히로코를 중심으로 야히로 요이치(베이스)와 이와세 탓삐(드럼,퍼커션)으로 구성된 밴드는 하루키 음악에 등장하는 팝, 클래식, 재즈 등 장르를 막론하고 자신들만의 신나고도 유쾌한 버전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베이시스트 야히로 요이치는 「어둠의 저편」에 등장하는 커티스 풀러의 “Five spot after dark”를 베이스 독주로 연주했는데, 무릎을 꿇은 채 공간 속에 멜로디를 입혀가는 모습은 마치 소설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이밖에도 트리오는 「해변의 카프카」에 나오는 존 콜트레인의 “My Favourite Things”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등장하는 영국의 포크송 “대니보이”를 편곡해 들려주기도 했다.

또한 실제로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진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과 <1973년의 핀볼>에 나오는 “페니레인” 등 비틀즈의 곡들을 그루브 넘치는 재즈 형태로 해석했다.

한편 지난 15,16일에는 우리 대학 음대와 동경예술대학이 함께 꾸리는 특별한 ‘Friendship concert’가 열렸다.

세계적 첼리스트 양성원 교수와 일본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사와 카즈키 동경예대 학장 등 양교 교수와 재학생이 함께 무대에 올라 우정과 영감을 나눴다.

4주에 걸친 개관음악제는 막을 내렸지만 앞으로도 금호아트홀에서 보다 다채롭고 수준 높은 공연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금호아트홀 연세 공연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