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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다름을 인정하는 연세의 자유로움이 도전과 소명의식을 이끌어 낸 것”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0-08-01

의과대학 신의진 교수(정신과학교실) 지난 7월초 각 언론사는 제7회 서울특별시 여성상 대상에 의과대학 신의진 교수(정신과학교실)의 수상소식을 알렸다. 지난 10년간 1,000여 명의 성폭력 피해 아동과 그 가족들을 상담·치료한 공로로 상을 수상한 신의진 교수는 아동성폭력 사건이 불거져 나올 때마다 언론에 집중 조명되는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몇 년 전까지 우리사회가 애써 모른 체하고 왜곡된 시선을 가졌던 아동성폭력 폐해의 심각성을 공론화하고 그 치유를 위해 노력해온 신의진 교수를 연구실이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국회의원조차 외면한 아동성폭력 문제 사회의 질병으로 여기고 홀로 맞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아동성폭력은 우리사회의 ‘금칙어’였어요. 사회와 정부의 관심은 고사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제게 국회의원조차 신성한 의사당에서도 ‘성’ 문제를 제기한다고 질책을 할 정도였습니다.” 1998년 미국 콜로라도대학 소아정신과 아동학대센터 연수를 통해 아동성폭력의 치유를 위한 정신과 의사의 중요성을 익히고 진료실로 복귀한 신의진 교수는 그동안 가려져 왔던 우리사회의 성폭력 피해아동과 가족을 위한 전문적인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진료실에서 접한 이들 피해아동과 가족들은 변변한 치료도 못 받은 채 엄청난 고통과 더불어 이들을 보호해야 학교와 지역사회, 정책당국으로부터 외면받고 비뚤어진 시선 속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본 신 교수는 이들 피해아동과 가족을 위한 사회적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노력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다. “처음 아동성폭력 관련 진료를 시작할 때 동료의사들조차 많은 시간과 노력에 비해 힘든 분야를 왜하냐며 만류했다”는 신 교수는 자신이 아니면 진단서조차 발급할 곳이 없던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한다. 또한 갈수록 자신을 찾는 피해 아동과 그 가족들의 고통을 보면서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또 다른 내 아이들’을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누가 할 것인가 하는 ‘소명의식’이 법정과 국회 그리고 자신에게 발언권이 주어지는 모든 곳에서 성폭력 피해아동과 가족을 위한 지원시스템 구축을 위해 ‘싸우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동성폭력에 대한 사회적인 구제 시스템이 이미 갖추어진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동성폭력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료분야는 물론 법률적, 행정적, 사회적인 제도를 정립하는 것조차 신 교수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보였다. 세브란스에 국내 첫 피해아동 전문진료클리닉 개설 정부차원의 아동성폭력 피해구제센터 설치에 물꼬를 터 “우리나라 최초의 선진 근대의학을 도입한 제중원의 역사가 있는 우리 의대와 세브란스병원이 이때 앞장서 아동성폭력 관련 전문클리닉 등의 기구 설치와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문제가 풀리기 시작했어요.” 신 교수의 오랜 노력은 정부차원의 아동성폭력 피해 전문 진료 및 상담기구인 ‘서울 해바라기아동센터’가 2004년 설립되면서 첫 결실을 맺게 된다. 우리사회의 치부인 아동성폭력 문제를 널리 알리고 그 피해아동과 가족들이 사회의 그늘에서 벗어나 밝은 웃음을 되찾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해바라기’라는 이름을 직접 작명했다는 신 교수는 이후 6년간 센터 운영위원장으로서 활발한 진료 및 사회지원망 구축에 큰 성과를 일구게 된다. 아직도 강한 유교적 문화 속에서 친족 및 지역 공동체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아동성폭력문제는 피해아동과 가족에게 고통스런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신 교수는 아동 성폭력의 가장 큰 폐해는 성폭행 후 생기는 2차 폐해로서 피해아동과 가족의 심각한 정신적 외상에 의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데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성폭력은 지역사회와 정책당국, 의료진 간의 긴밀한 협조 속에서 치료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동성폭력의 근본적인 발생은 우리사회가 아이에 대한 인권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신 교수는 가해자에 대한 일방적인 분노와 가중된 징벌만이 아닌 아동을 위한 복지향상 및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는 근절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 양성이 가장 시급하다며 의학과 간호학, 사회복지학, 임상심리학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뜻있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상처 입은 피해아동을 위해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형태의 자원봉사로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가까운 지역 해바라기아동센터 등을 찾아주기를 당부한다. 아울러 주변에 아동성폭력을 당한 아동과 가족이 있거나 사실을 인지했다면 가족 내에서 그 문제를 처리토록 하지 말고 해바라기아동센터나 병원 소아정신과로 안내하여 빠른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이끄는 것도 좋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사회성이 부족한 연세인들, 주저하지 말고 미래의 투자차원에서 상담소의 문을 열기를 신의진 교수가 보는 우리대학교 학생들은 어떤 모습일까. “치열한 입시경쟁을 극복하고 온 인재인 만큼 강인하고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입시준비로 자아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사춘기를 잃어버린 학생들이 입학 후 대인관계나 자기주도의 생활에 곤란함을 겪는 것을 많이 본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선배와 동기간에 친밀한 우정과 오랜 전통을 지닌 동아리에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감성지수(EQ)’와 ‘사회지수(SQ)’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대학교가 국제캠퍼스에 운영 예정인 레지던셜 칼리지는 매우 좋은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인다. “평소 우울감이나 불안감 그리고 대인관계에 부족함이 있다면 ‘성격’ 탓으로 속단하지 말고 주저 없이 교내 상담센터나 병원 정신과를 찾아 전문적인 도움을 청하라”는 신의진 교수는 미래의 자신의 더 큰 발전을 위한 투자로서 꼭 기억해 주기를 당부했다. 연세의 배움터에서 학문을 익히고 그 구성원으로서 하고자 일들을 이룰 수 있었다는 신의진 교수에게 연세의 선택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서로의 다름을 포용하는 자유로운 학풍 속에서 자연스레 다른 이가 가지 않은 길을 도전할 수 있게 하는 힘과 토양을 마련해주는 ‘프런티어 정신’이 연세의 정신이자 우리 모두가 이어가야 할 소중한 전통이라고 말하는 신의진 교수에게 또 한 명의 자랑스러운 연세인의 모습을 본다.

 

vol.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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