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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감사 메시지] 중증장애 학생의 어머니가 보내는 감사의 편지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0-05-16

“세상을 향해서 연세대학교를 큰 소리로 자랑하고 싶습니다. 형진이 같은 중증 장애인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게 키워주고, 주님의 사랑과 인도하심이 가득한 대학교라고” 이번 학기도 시작하자마자 역시 강의실 문제로 이재용 학장님을 찾아뵙고 부탁드렸더니, 이튿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강의실로 변경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감사하고, 늘 용기와 힘을 주시는 학교당국에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새삼 펜을 들었습니다. 형진이가 2002년에 입학해서 6학기 휴학을 포함해서, 어언 학교생활이 8년 되었습니다. 생과 사의 고비를 수도 없이 넘나들면서도 공부에 대한 열정은 쉬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어느 학기는 1과목, 또 2과목, 또 3과목씩 들으면서 그 어려운 컴퓨터과학을 전공하면서, 부전공으로 수학을 하고 있습니다. 몸은 비록 장애로 불편하지만, 마음은 늘 날개를 펴고, 공부하는 기쁨과 보람을 마음껏 맛보고 있습니다. 생후 1년 되는 날, 형진이는 근육병의 일종인 ‘척추성 근위축증’이라는 이름도 생소하고 치료방법도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때, 이 어미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하겠습니까. 그렇게 예쁘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가진 아이가 걷긴 커녕, 숨쉬기도 어렵고, 결국은 호흡장애로 목숨이 위태롭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절망과 공포 속에서도, 죽은 자도 살리시는 우리 주님의 권능과 은혜를 생각하면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열심히 살다보니 초등학교도 못갈 줄 알았던 형진이가 어느 날 연세대학교 학생이 되었고 캠퍼스를 누비고 다녔습니다. 캠퍼스에서, 매일같이 하늘을 우러러 믿기지 않는 현실에 눈물이 나도록 기뻐했고,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2001년, 입학원서를 준비할 때, 선생님들께서는 마침 장애학생 특별전형을 시작하는 서울대학교에 원서낼 것을 권유하셨지만, 저희 가족은 가능하다면 기독교 정신 위에 설립된 연세대학교에 다니고 싶었고 그 소원을 들어 주셨습니다. 5월이면 대동제, 노천극장에서 지축을 흔드는 아카라카 축제, 9월이면 연고전, 잠실벌에서 깃발을 앞세우고 젊음을 노래하는 가두행진, 게르니카 동아리 MT, 학과 교수님들과 선후배가 어울리는 학과 MT 등 건강만 허락하면 열심히 참여하면서 귀한 추억들을 쌓았습니다. 그렇게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던 중, 2004년 7월 여름방학 때, 미국에 사시는 외할머니 팔순 생신을 맞아서 형진이와 함께 뵈러 갔다가, 도착한 다음 날 먹은 게 급체하면서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호흡이 정지되었습니다. 인공호흡기를 대면서 간신히 목숨은 건졌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위독해졌습니다. 어떻게든 서울만 가면 살 것 같은 생각에 하나님께 오직 기도로 매달리던 중, 당시 국회 국방위원장이신 유재건 동문께서 이 소식을 들으시고, 미8군사령관이신 라포트 장군께 도움을 청해서 일명 ‘하늘을 나는 앰뷸런스’라는 미국 공군기를 타고 귀국하여 많은 매스컴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 와서도 형진이는 18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병실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고, 캠퍼스는커녕 다시는 집에도 못 갈 것 같은 절망 속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강남 세브란스병원 강성웅 교수님의 호흡재활치료가 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병원을 옮긴지 5개월 만에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휴학한 지 2년, 입원한 지는 26개월 만에 학교에 복학하는 기적을 만난 것입니다. 마침 퇴원일이 8월 24일이어서, 대한민국의 광복절은 8월 15일, 8월 24일은 우리가정의 광복절이 되어, 해마다 이날이 되면 퇴원하던 날의 기쁨과 감격을 되새기며 기념하고 있습니다.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힘든 고비마다, 절망의 시간마다, 늘 많은 학우들, 교수님들, 이웃들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 주셨으며, 형진이와 저희 가족을 더 강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약한 자를 강하게 쓰시고, 낮은 자를 높이 쓰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계획을 체험하면서 감사와 찬양을 끊이지 않게 하셨습니다. 누워서도 공부할 수 있고, 캠퍼스를 통해서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들 수 있고, 기도해 주시는 교수님들과 학우들 덕분에 드디어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는 형진이를 볼 때면 연세대학교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형진이 같은 중증 장애인도 8년 째 학교에 다니도록 능력주시고 길을 열어 주시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면서 감사드립니다. 개교 125주년을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밀어 주시고 보살펴 주시는 학교당국과 예수님의 사랑을 한없이 느끼게 해주는 많은 학우들, 교수님들의 기도와 손길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또 세상을 향해서 연세대학교를 큰소리로 자랑하고 싶습니다. 연세대학교는 형진이 같은 중증 장애인도 공부시켜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물로 키워주고, 주님의 사랑과 인도하심이 가득한 대학교라고 온 세상에 널리 널리 외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5월 8일 신형진 엄마 이원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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