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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통계청 최초의 여성 청장이자 민간 출신 청장, 이인실 통계청장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0-02-01

“통계는 정부, 기업, 국민 모두의 나침반” “수요자에게 다가가는 통계청으로 거듭나고자” 작년 5월, 통계청장으로 임명된 이인실 청장(지질학과 75년 입학, 경제학과 79년 편입)에게 ‘최초’란 수식어는 더 이상 새로운 수식어가 아니다. 한 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정부 산하의 여러 위원회와 연구원을 거쳐 지금의 통계청장으로 오기까지 ‘최초의 여성’이란 말은 항상 이인실 청장을 따라다녔다. ‘처음’이었기 때문에 스스로가 열심히 자신의 길을 내어왔다는 이인실 청장. 여성 동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는 그녀를 지난 1월 25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만났다. 최초의 “민간” 출신 청장 수요자의 입장에서 통계를 바라보다 70년대 당시 경제학이라는 것 자체가 여성이 공부하는 학문은 아니었죠. 제가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를 하고 돌아왔을 때 여성 경제학 박사가 10명이 채 안됐어요. 그러다 보니 사회에 나가서도 가는 곳마다 여성으로서 처음이란 말을 계속 듣게 된 거죠.” ‘최초의 여성’이란 말로 가득 찬 프로필을 언급하자 시대적인 특성상 그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겸손의 답변이 돌아왔다. 오히려 이 청장은 자신이 최초의 ‘민간’ 출신 청장이라는 점에 주목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실제로 통계는 사회의 전반적인 활동을 계획하는 데 기본이 됩니다. 그러한 점에서 국가의 통계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이 자리가 중요한 거죠. 저는 실무에서 통계를 사용해왔고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통계학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요자의 입장에서 통계를 바라보고자 합니다.” 처음 길을 내는 사람 “잘해야 하고 잘할 자신도 있다” 지금까지 이 청장은 남이 간 길을 따라가기보다 자신이 스스로 길을 내어 걸어왔다. 오늘날과는 달리 일하는 여성이 적을 그 당시에, 더군다나 여성이 생소한 경제 분야에서 이 청장의 행동과 말은 ‘여성’을 대표하는 것이라는 책임감이 있었기에 더욱더 조심하고 더욱더 열심일 수밖에 없었다. “항상 일을 할 때 내가 잘해야만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어요. 여성은 샘플이 적어서 그 한 사람이 결국 여성을 대표하게 되거든요. 150, 200% 해야 ‘아, 좀 하는구나’ 하는 거죠. 실수하면 안 된다는 그 부담감.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정말 잘해야지 싶어요. 잘할 자신도 있고요.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했는데, 이 정도해서 안 되면 남도 마찬가지였을 거라 생각해요.” 2009년 5월 취임한 이래 이 청장은 지난 9개월 간 여러 가지 중요한 업무를 처리해왔다. 통계청의 CI를 개편했고 통계위원회가 국가통계위원회로 격상된 후 첫 번째 위원회를 주재했다. 9월 1일 통계의 날이 공식적으로 국가법정기념일로 지정된 기념행사를 비롯하여 OECD 세계포럼, 통계센터 개장 행사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이 청장의 손을 거쳐 갔다. “일복이 많은 거 같아요. 워커홀릭이기도 하고. 물론 이전에 계셨던 청장님들이 이미 계획해 놓으신 일들을 제가 마무리한 셈이지만 여러 가지로 뿌듯해요. 농담으로 아침마다 엔도르핀이 솟는다고 할 정도로. 학자로서 통계를 실제로 만들고 계산해야 하는 걸 제 손으로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통계청이 일종의 집행부잖아요. 일이 그만큼 진전이 되고 개선되는 게 눈에 보이잖아요. 하면 할수록 통계청이 하는 일이 참 중요한 일이구나 느껴요.” 정부, 기업, 일반국민 모두에게 통계는 필수 수요자에 눈높이에 맞는 통계 서비스 제공하고자 통계를 잘 활용하면 인생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이 청장의 지론이다. 통계의 수요자를 정부, 기업, 일반국민으로 봤을 때, 3자 모두에게 통계란 나라를 이끌어가는데, 기업의 이익을 내는데, 인생의 알찬 계획을 세우는 데 필수적인 항목이다. “정부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1983년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2.09였어요. 한 국가의 인구를 유지해주는 정도밖에 안 되는 출산율이죠. 그런데 그 당시에도 우리는 여전히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정책을 실시했거든요. 결국 지금 저출산 고령화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잖아요. 그 때 통계학자들이 하는 말을 잘 들었으면 그런 정책을 입안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이 청장은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에게 통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통계를 제대로 쓰면 더 좋은 영업전략과 더 좋은 마케팅 전략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도 마찬가지에요. 작년 기점으로 남녀 평균수명이 80세가 넘었다고 하죠. 그럼 내가 은퇴하는 55세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 것인가. 또 자영업자라면 어디다 가게를 내면 좋을까, 무슨 사업을 하면 좋을까. 내 인생을 설계하는 데 통계가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그러한 점에서 통계는 인생의 나침반인 거죠.”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이 청장의 마인드가 반영되어 지난해 실시된 서비스 중 공전의 히트를 친 것이 바로 ‘통계로 본 자화상’이다. 통계청 홈페이지 접속 서버가 다운이 될 정도로 인기였다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의 정보를 입력하면 자신의 몸무게, 소득 등이 평균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에 해당된다는 정보가 수치화되어 제공된다. 또한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한 통계지리정보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동네 유치원 개수’, ‘학생 수’ 등 자영업자들이 필요로 할 만한 다양한 정보가 통계청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된다. “작년에 홈페이지를 대폭 개편했어요. 통계 수치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 자료들을 시각화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연말에 발표했던 경기순환시계 같은 것. 경기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겁니다. 대학교에서 교수님들이 쓰셔도 도움이 될 거예요. 학생들도 어릴 때부터 통계에 친숙해질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통계청에서는 통계연구학교라고 해서, 초등•중학생을 대상으로 통계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vol. 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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