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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노벨상 수상자 에릭 매스킨 교수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9-09-16

“학생들이 진정 하고자 하는 걸 추진하는 게 가장 경제적인 방법!” 200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메커니즘 디자인의 선구자 에릭 매스킨 교수가 우리대학교 전임교원으로서 1년간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부 학생들은 게임이론의 대가에게 직접 개념을 설명 듣고, 대학원 학생들은 노벨상 수상을 받은 그의 메커니즘 디자인 강의를 듣는다. 벌써 이미 그의 강의는 만원상태다. 금융위기와 경제교육 우리 안의 규제가 필요한 때 매스킨 교수는 세계적인 경제 석학이다. 하버드대에서는 수학을 전공한 매스킨 교수는 메커니즘 디자인(mechanism design), 반복 게임(repeated games), 소득 불평등(income inequality), 투표에 의한 의사결정 이론(the theory of voting) 등을 연구해 오며 이 분야의 선구자 역할을 해 왔다. 그리고 그의 독창적인 메커니즘 디자인으로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본 인터뷰에 함께 한 이제민 교수(경제학과)는 금융위기의 근본 문제에 대해 매스킨 교수와 심도 깊은 토론을 이끌어갔다. 매스킨 교수는 우리가 마주하게 된 총체적인 위기의 원인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돈을 빌려줄 땐 단순히 지금의 거래만 생각하죠. 다시 또 내가 빌려준 돈으로 당신이 누구에게 빌려준다든가 어떻게 운용될 지까진 고려안하잖아요? 결국 이런 고리가 물리고 물려서 일반적인 위기 현상이 초래되는 거죠. 그래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한 겁니다.” 또한 매스킨 교수는 월스트리트의 고액 보너스 지급 등 도덕적 해이에 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더 많은 이가 일자리를 잃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죠. 그들의 잘못에 응당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요. 하지만 과연 그게 옳은 일일까요? 이미 엄청난 사람들이 월스트리트에서 실업자가 됐죠. 반드시 직접적으로 규제를 가해야만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매스킨 교수의 대표적인 이론 ‘메커니즘 디자인(mechanism design)’은 이런 그의 생각이 잘 축약된 분야다. 정부나 조직이 아무리 훌륭한 정책을 세워도 국민이나 구성원이 반드시 그 정책을 따른다는 보장은 없다. 예를 들어 한국정부가 아무리 좋은 부동산규제 정책을 만들더라도 국민들은 이 정책이 자신의 이익에 반할 경우 여러 방법으로 이 정책을 피해갈 방법을 궁리하고 결과적으로 정부 정책이 성공하긴 힘들다. 메커니즘 디자인은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떤 정책이 현실에서 적용 가능하며, 어떤 방법으로 적용할 때 국민 혹은 구성원들이 정책의 취지대로 행동할 것인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솔로몬 왕이 아기의 진짜 어머니를 찾아주는 판결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솔로몬 왕의 목표는 진짜 어머니에게 아기를 주는 것인데, 솔로몬 왕은 아이를 반으로 나눠 가지라는 판결을 내려 진짜 어머니를 찾게 된다. 이러한 이야기는 메커니즘 디자인이 훌륭하게 적용된 경우다.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금융위기 역시 금융기관이 이 같은 위기를 만들지 않도록 어떻게 규제할 수 있느냐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규제 역시 이러한 메커니즘 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을 만큼 메커니즘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한국학생들과의 만남, 자신 안의 동기(motivation)가 가장 중요 “제 동생은 아주 어려운 분야를 선택했어요. 음악이죠. 음악인으로 산다는 게 참 어려울 거 같은데 말이죠? 그래도 그는 선택했어요. 그 자신 내부에서 그를 그렇게 이끄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죠. 그 동기가 다른 모든 요소를 압도하는 거예요. 저는 그걸 보고 참 멋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죠.” 최근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학생들에게 매스킨 교수는 바깥세상 외에도 내부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가 노벨상을 받았던 것 역시 어떤 특별한 전략보다는 그 자신의 연구에 대한 몰입과 열정이 있기에 가능했듯이 말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보다 다양한 경험과 교육을 통해서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나가길 요청한다. 단순히 한 가지 전공과목만 듣는 것보다는 일반적인 교양 과목 등을 다양하게 섭취해야만 후에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때 유용할 것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대학교 공부를 직업을 찾기 위한 걸로만 보면 안돼요. 물론 그것도 작은 기회일 수 있겠죠. 하지만 더 큰 기회가 있어요. 한 성숙한 인간이 되는 걸 배워나가는 단계죠. 그리고 종종 학생들이 어떤 분야가 미래에 유망한 직업인가 물을 때가 있는데 정해진 건 없어요. 물론 신기술이나 차세대 개발 분야가 있는 건 사실이겠죠. 하지만 진정 학생들이 물어야 할 질문은 그게 아니에요. 어떤 게 정말로 내가 원하는 건가를 물어야죠. 그게 미래에 그 학생에게 유망 직종이 될 거 아니겠어요?” 가을학기 개강 후 한국 학생들과의 첫 수업을 마친 매스킨 교수는 한국 학생들의 열정이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처음에는 조금 부끄러워하는 듯싶다가도 자신의 의사 표현을 확실하게 하고, 멋진 질문들을 하더라고요. 외국에서도 한국 학생들을 많이 가르쳐봤죠. 사실, 일단 한국 학생들은 출석률이 좋아요. 교수들이 말하는 거에 좀 더 도전정신을 갖는다면 금상첨화일 거예요.” 매스킨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를 하는 것 외에도 여가시간엔 클라리넷을 즐겨 연주한다. 실제로 하버드대에 있던 시절 교내 콘서트에 클라리넷 연주자로 무대에 오르는 등 음악에도 조예가 깊다. 또한 스쿼시 등의 스포츠를 즐기며 건강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 내부의 동기를 미래에 대한 추진력으로 삼으라는 그의 말대로 미래의 노벨상 꿈나무인 우리학교 학생들이 그의 열정과 신념을 배워나가길 기대해본다.

 

vol. 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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