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인류편의 가치를 존중하는 법, 공감의 법을 연구하는 학자 김상용 교수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9-08-01

최연소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우리나라 혹은 우리대학교 법학 교수로서 두 번째, 현존 회원 중에는 최연소. 이 세 가지 수식어는 우리학교 김상용(법학) 교수를 지칭한다. 최근 대한민국학술원의 최연소 회원으로 선발되었으며 대한민국에서 현직 교수 중 유일한 독일 훔볼트 국제학술상 법학 분야 수상자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학술원의 회원 수는 150인을 넘지 못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고, 독일 훔볼트 국제학술상과 학술원의 영광을 동시에 얻은 학자는 국내에서 김상용 교수가 유일하다. 꾸준히 걸어온 길, 플러스알파가 가져다 준 은총 연구경력 20년 이상에 학문적 업적의 탁월성이 인정되는 학자 중 학회에서도 ‘학자로서의 인품’이 인정되는 사람. 이 모두가 충족되어야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의 후보가 될 수 있다. 법률로 정해져 있는 조항이다. 때문에 대개 정년 후에 회원이 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김상용 교수는 정년이 차지 않은 현직 교수이자 최연소 회원으로 선발됐다. 민법을 전공한 김 교수는 그동안의 법학분야 학회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점과 학자로서의 겸손한 인품을 인정받은 셈이다. 특히 학술원 회원 선발은 특정 연구업적이 아닌, 평생의 연구업적을 평가받으며 플러스알파로 어떤 ‘목표’ 혹은 ‘가치’를 지향하며 연구했는지에 주목한다. “그 목표가 제겐 자연법입니다. 말 그대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법이 돼야 하는 것이죠. 우리 역사 속에서도 자연법의 원리는 찾을 수 있습니다. 일제 시대 일본인이 만든 악독한 법은 우리 인류보편의 가치에 반(反)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목숨을 걸고 저항했죠. 우리 내면에 ‘정의의 질서’는 조문화되지 않아도 존재했던 겁니다. 자연법의 질서는 단순합니다. 세속의 식민지법에 저항하는 것, 즉 불의에는 가차 없이 저항하고 선하고 이상적인 세상을 지향하는 겁니다. 그렇기에 법이 나아갈 방향 역시 ‘자연법’이 돼야하는 게 아닐까요?” 또한 김 교수는 2006년 독일 훔볼트 재단에서 수상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수상자에겐 상금 뿐 아닌 1년간 독일에서 연구할 기회도 주어진다. 김 교수는 독일과 인연이 많다. 1983년 처음 독일에 공부하러 가서 함부르크 막스플랑크 비교사법 연구소에서 연구를 했다. 그때 만난 연구원 중 한 명이 현재 연구소의 소장이다. 김 교수는 이들과 함께 인연을 유지해가며 한국에서 그의 책이 나오면 꼬박꼬박 보내줬다. 그리고 2007년 안식년을 독일로 가기로 계획했는데 뜻밖에 수상자 추천을 받은 것이다. 훔볼트 학술상을 받은 법학분야 국내 학자로는 퇴임한 우리학교 허영 교수를 제외하곤 유일하다. 모두 우리학교 법대 학자만이 받은 훔볼트상에는 노벨수상자 또한 많다고 한다. 주로 미국인 그리고 자연과학계 학자에게 수상하기 때문에 동양 사람으로도 드문 경우다. “전혀 몰랐어요. 그저 ‘안식년에 편안히 연구하면 좋겠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상 받으려고 공부한 건 아닌데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국내에서도 축하 받으니 영광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내 의지만으로 된 거겠습니까? 주님의 은혜죠. 훌륭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인데 나같이 우둔하고 평범한 이가 이렇듯 많은 영광을 받은 건 제 능력 밖의 일입니다. 학문의 길로 주님이 이끄셨으니 그저 묵묵히 걸어온 것뿐인데도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으니 연세대학교만의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의 소리, 민중 그리고 약자의 소리 김 교수의 주 전공은 민법 그중에서도 물권법이다. 특히 토지법에 정통한 학자다. 인류의 시작과 함께했고 모든 인류가 이해관계자인 토지에 관해 공부하며 김 교수는 관심분야를 넓혀갔다. 토지법은 결국 인류의 역사이고 철학이었기에 법의 역사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비교법 그리고 교회법 등 고루 공부하게 됐다. 특히 그가 교회법에 관심이 간 것은 2004년 홍콩에서였다. “아시아 문화와 기독교에 관한 학문캠프였는데 거기서 ‘민중신학’을 처음 접했습니다. 거기서 말한 건 백성의 소리가 곧 신의 음성이라는 겁니다. 원래 ‘법’은 가진 자 그리고 지배자 입장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 엄청난 갈등을 겪어야 했습니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법으로 지배하는 사람이 아닌 법의 지배를 받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야겠다는 시각이 생기더군요.” 김 교수는 지금 북한법과 미국법, 독일법의 비교, 그리고 크게는 자연법에 대해 집대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약자에 대해서 사회가 돕도록 하는 법, 인류보편의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법을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서 김 교수는 ‘순수 법’을 배우려는 학도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눈앞의 이익 뿐 아닌 순수하게 학문 그 자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학생들이 갖기를 바란다. 그것이 기독교정신을 가진 우리대학교가 다른 학교와 차별화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정신에 바탕한 학문의 전당이 우리대학교의 길”이라는 김 교수의 열정이 대단히 뜨겁다.

 

vol. 486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