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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정치외교학과 김우상 교수 호주대사 부임 “외교 지식과 현장 경험을 겸비한 교수가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8-06-01

우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이자 동서문제연구원장인 김우상 교수가 지난 5월 2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주 호주대사 신임장을 수여받았다. 강단에서 외교 안보를 가르치던 김우상 교수는 5월 말부터 현장에서 외교 안보 활동을 수행하게 됐다. 햇살이 교정을 따사롭게 비추던 오후, 김우상 교수를 만나 주 호주대사로서 갖고 있는 향후 비전과 연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현직 교수가 대사로 발령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요. 이명박 대통령님과의 인연은 서울시장에 재직 중이시던 4~5년 전부터 맺어져 왔습니다. 꾸준히 외교 안보 관련 사안에 관해 조언하고 함께 공부도 했지요. 그런 인연으로 저에게 한국 외교 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현장에서 수행해 보라는 의미로 이런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호주와의 인연은 언제부터 있어 왔습니까? 지난 경선과 대선 당시에 외교 안보 정책을 구상하면서 ‘신 아세아 외교’라는 것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지요. 그 정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 국가 중 하나가 호주입니다. 한국의 외교는 앞으로 인근 국가뿐만 아니라 호주, 인도를 포괄하는 아세안 국가들까지 고려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 주된 내용이에요. * 호주 대사로서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와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호주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한국에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를 통해 우리 기업의 경제 활동을 돕는 것, 둘째는 다문화주의의 벤치마킹 대상으로서 호주의 국가 정책에 관해 충분히 배워오는 것, 셋째는 다자체제를 구축하여 중간국으로서 외교 역량을 발휘하는 데 호주대사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 좀 더 상세히 설명을 들을 수 있을까요? 호주가 하나의 대륙 국가인데, 그 대륙이 한반도의 35배 이상의 크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주민 수가 2,200만 명밖에 되지 않아 시장성이 없다는 평을 들어 왔지요. 그런데 사실 호주 대륙은 자원의 보고입니다. 석탄, 아연, 우라늄, 니켈 그리고 액화천연가스도 묻혀 있어요. 우리 경제가 발전하면 할수록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지는데, 호주가 우리나라의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아주 중요한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자원 보유국으로 중동도 있고 중남미도 있지만, 그 쪽은 항상 100% 안정적이진 않죠. 호주는 선진국으로서 안정적이기 때문에 자원을 가져올 수 있는 루트를 마련해 놓으면 그런 에너지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도 현재 사용하는 철광 석탄의 70%를 호주에서 들여오고 있어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에너지 자원의 중요성이 또한 강조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가서 처음 할 일이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루트를 확보하고, 관련 기업들이 우리 공관을 거점으로 활용해서 경제외교,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호주는 20~30년 전만 해도 백호주의라고 해서 이민을 반대하는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그 넓은 땅덩이에 인구가 적다 보니 인력이 부족했지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이민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인류학자들은 호주가 선진국 가운데에서도 가장 다문화된 나라라고 이야기합니다. 다문화주의라는 것은 모든 인종이나 모든 문화에 오픈되어 있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환경을 말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나라도 요즘 다문화주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고 향후 다문화주의를 구축해야 잘 살 수 있다는 주장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면에 있어서도 호주는 우리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롤 모델 국가이지 않나 하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호주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다자주의’입니다. 남반구에서 아주 잘 사는 나라인데 현실적으로는 호주가 소리 높여 뭘 얘기해도 잘 들어주지 않지요.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연방국가라서 유럽으로 간주되곤 하는데, 실은 아시아와 붙어 있어요. 중간국, 미들파워로서 지구촌에서의 중요한 아젠다를 세팅하고 다자외교를 이끌어 나가려는 생각이 있는 겁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 문제, 통틀어 인간 안보 문제에 관해서 리더십을 발휘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크게 주목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호주도 캐나다, 한국과 같은 중간국과 손을 맞잡고 중간국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얼마 전에 호주 외교부 장관이 처음으로 방한했는데, 호주도 현재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우리도 마찬가지지요. 이제 곧 7월 달에 한·호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그 사전 정비 작업 차 외교부 장관이 왔는데 그 자리에서 이미 다자체제 구축에 관해 얘기가 되었습니다. 양국의 새 정부 출범에 맞추어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자는 입장이지요. 양국의 바람이 잘 부합되고 있습니다. * 교수 출신 외교관으로서 느끼는 부담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외교관계에 대해서 강의를 해 왔지만 실전 경험은 없단 말이죠. 제가 호주대사로 활동하면서 커리어 외교관들 흉내를 낸다고 그것이 좋은 평가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직업 외교관 흉내를 내지 않고 교수 출신으로 제 나름의 활동을 펼쳐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어요. 좀 더 참신한 외교 활동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잠시 동안이지만, 강단을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크시지요? 사랑하는 학생들을 잠시 떠나있게 되어서 마음이 무척 아파요. 늘 강의를 아주 재미있게 하려고 노력해 왔고 학생들도 호응을 많이 해주었는데, 이렇게 급히 떠나게 되어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2,3년 동안 외교 실무를 익히고 실전을 겪다보면 돌아와서 강의를 할 때 보다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섭섭한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경험과 지식을 조화하여 보다 내실 있는 강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 학문적인 면에서도 호주와의 연계성을 향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호주는 중간국으로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아젠다를 세팅하고 리드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에서는 호주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너무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호주학도 거의 발달되어 있지 않지요. 주요하게 연구하는 곳이 없고요. 그래서 이 기회에 호주학을 우리 연세대가 중심이 되어 연구해 나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화 국제화의 선두에 있어 왔던 연세대가 이제 남반구, 오세아니아 대륙으로 또 한 번 새로운 진출을 시도하는 그런 기회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얼마 전 호주국립대학 총장님이 한국을 방문하신다고 해서 제가 연락을 취해 우리대학교 총장님과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저도 배석을 했고요. 포스코의 파트너 회사가 세계적으로 큰 철강회사인데, 그 두 개가 호주에 있습니다. 여기서 각각 250만 불씩 합 500만 불을 호주국립대학에 투자해서 한국학 센터를 만들 계획에 있어요. 한국학 센터를 개원할 때 우리대학교가 좀 기여를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까 해서 두 총장님 만난 자리에서 그 이야기가 주요하게 오갔지요. 호주국립대학의 한국학 센터에 대한 기여뿐만 아니라 우리대학교에서 향후 호주학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도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는지에 관한 사항들이 함께 논의되었습니다. * 연세에 대한 애정은 잠시 학교를 떠나 있는 동안에도 계속 되겠네요. 최근 대사로 발령 받고 외교부 청사를 오가면서 우리대학교 출신의 젊은 외교관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대부분이 내 수업을 들었거나 제가 외무고시 화백실 지도교수를 맡았을 때 만났던 친구들이지요. 주로 젊은 서기관들입니다. 아주 많아요. 역시 우리대학교 출신들이 정말 잘 하고 있다는 데에서 다시 한 번 연세인으로서 긍지를 갖게 되었고, 이 에너지를 이어서 저도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볼 겁니다. * 연세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대학교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은 미래의 지도자가 될 소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도 항상 자신의 역량을 사회에 어떻게 환원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남을 도울 줄 알고, 자신이 속해 있는 울타리 사회를 걱정할 줄 알고 나아가 그것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갖기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의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리더도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식을 축적하고 기술을 습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연세인들이 그런 리더가 된다면 이 사회도 보다 평화롭고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저 역시 연세인의 한 사람으로서 꾸준히 노력하고 도우며 지역과 나라를 생각하겠습니다.

 

vol.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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